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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글쓰기는 필요한가? 기술자는 왜 더 써야 하는가

데이터위자드 2026. 6. 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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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글을 써주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제목만 입력해도 그럴듯한 글이 나오고, 초안 작성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도 글쓰기는 여전히 필요할까요?

 

 

저는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술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문장을 예쁘게 쓰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겪은 문제를 정리하고, 판단의 근거를 남기고, 경험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설비가 멈추고, 알람이 뜨고, 원인을 찾기 어려운 트립이 발생합니다.


그 순간에는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경험은 흩어집니다.


그때는 분명히 알 것 같았던 원인도 흐릿해지고,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도 잊어버립니다.

결국 경험은 쌓였지만, 설명 가능한 지식으로 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쓰기는 이 지점에서 필요합니다.

글로 쓰기 시작하면 막연했던 경험이 구조를 갖기 시작합니다.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현상을 봤는지, 어떤 가설을 세웠는지, 어떤 조치를 했고 결과가 어땠는지를 정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엔지니어링과 닮아 있습니다.

복잡한 문제를 잘게 나누고, 원인을 추적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국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이자, 경험을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AI는 이 과정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문장을 다듬고, 구조를 제안하고, 부족한 부분을 질문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실제로 겪은 현장 경험입니다.
그때 내가 본 소리, 냄새, 분위기, 긴장감, 판단의 압박은 AI가 알 수 없습니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 무엇이 찜찜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했는지도 결국 내가 꺼내야 합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글쓰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이 바뀐다고 봅니다.

 

예전에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유리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기 경험을 잘 꺼내고, 구조화하고, AI와 함께 다듬을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해질 것입니다.

 

저도 기술 블로그를 오랫동안 꾸준히 쓰지는 못했습니다.
투자일지도 써보고, 기술 글도 써봤지만, 막상 돌아보면 글쓰기 실력이 크게 늘었다는 느낌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냥 쓰는 것과 훈련으로 쓰는 것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는 글쓰기를 조금 다르게 보려고 합니다.

 

회사 업무도 글쓰기 훈련입니다.
메일, 회의록, 보고서도 글쓰기 훈련입니다.
투자일지 복기도 글쓰기 훈련입니다.
기술 블로그도 글쓰기 훈련입니다.

 

핵심은 있어 보이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겪은 문제를 정직하게 보고, 판단을 구조화하고, 다음에 다시 쓸 수 있는 지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AI 시대에도 글쓰기는 필요합니다.
아니, AI 시대이기 때문에 더 필요합니다.

 

AI가 문장을 만들어주는 시대에 사람에게 남는 경쟁력은 결국 질문, 경험, 판단, 구조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가장 현실적으로 훈련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해결한 문제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설명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록이 쌓이면 개인의 경험은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그 자산은 회사 안에서뿐 아니라 회사 밖에서도 나를 설명해주는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경험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AI에게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AI를 도구로 삼아 내 생각과 경험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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